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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인간극장

다 같이 입이라도 맞춘 듯한 네이버 블로그의 제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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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의 첫 글인데 네이버 블로그라니...

 

블로그를 막상 만들었는데, 첫 글을 무엇으로 시작해야될 지 솔직히 아무것도 모르겠다.

아마 내 기억상으로는 초등학교 3학년 당시, 처음으로 네이버에 가입하여 블로그를 만들었던 것이 생각난다.

 

그 때는 참 소박했다. 꼭 완벽하게 무슨 틀을 짜놓은게 아니더라도 그냥 정말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자유롭게 쓰는 형태였으니,

스펀지를 보다가 '아, 이걸로 글을 쓰면 재밌겠다' 싶어서 쓴 글이 오늘날 유튜브 알고리즘의 계시를 받듯 네이버 실검에 오르며

투데이 4000을 찍었을 때의 그 기쁨... 그런 따위의 추억이 있었으니까,

이 블로그 역시 그렇게 시작하면 될 것이다.

다만 출발을 네이버가 아닌, 낯선 곳에서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지 않을까?


당시 우리나라에서 네이버가 검색 포털 중 절대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었는데, 그 외에도 다양한 포털이 있었지만

 

잘했어 라이코스! 모르는 척 하지 맙시다. 다 알잖아요...

지식인, 네이버 붐, 그 외에는 1세대 웹툰이라는 전설의 레전드가  막 출발할 시기이기도 해서...

이 당시에는 네이버의 이미지는 꽤 좋았던 걸로 기억한다. 정말 좋았다. 안 쓰는 사람이 없었다. 지금도 생활에서 떼어놓긴 어렵지만.

그 당시 닷컴 버블이니, 카드 대란이니, 파란만장한 일이 있었는데 어린 나이에 뭘 알겠는가. 

그저 처음으로 가진 컴퓨터가 얼마나 신기했겠어. 그동안 친구가 옆에서 하는 것만 보면서 입만 쩝쩝 다시었는데. 

2005년 6월 경의 네이버. 이렇게 과거 웹을 볼 수 있는 방법은 특별한건 아니지만 나중에 소개해보려고 한다.

어딜 가든 심심할 틈이 없었다.

 

지식인에서는 유용한 답변을 얻을 수 있었고 (물론 내공냠냠이라는 단어가 있긴 했지만)

네이버 붐에서는 ... 오늘날 유수의 커뮤니티처럼 때들지 않은 재밌는 자료가 많았다.

쥬니버! 아마 그 때 동물농장을 안해본 친구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지금은 '네이버 블로그'라는 이름을 들으면 아마 대다수가 비슷한 인상을 가졌으리라 생각한다. 

  • 거기 광고판 아닌가?
  • '그 이모티콘'
  • 비밀 댓글입니다. (개인적으로 이게 원탑으로 짜증난다. 이럴 거면 댓글 기능이 뭐하러 있는건가?)

어릴 적 내가 접했던, 뭐든지 다 알려줄 것만 같았던 네이버는 이제는 없다. 물론 그 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했다는건 아니고,

지금도 역시 서비스가 형편없는건 아니다. 네이버의 검색 능력이 끔찍하다 해도 요긴한 구석이 꽤 많다.

 

대부분 국내여행과 관련된 정보, 맛집, 혹은 명소 등에 관한건 네이버를 이용해 검색을 하리라 생각한다.

아닌게 아니라 구글 등을 이용하 경우에는, 위치가 어디인지, 기본적인 정보는 기막히게 찾아줄 지라도 

일반인이 직접 보고 느낀 후기에 대해서 심도있게 찾아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네이버 검색은 여전히 수요가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직접 검색을 하던 도중, 경악을 할 만한 제목을 여럿 보았다. 

 

제목을 좀 창의적으로 달아볼 순 없는 걸까...?

 

블로그 제목까지 박제하면 도의적으로 결코 옳지 못하니, 제목만 따오게 됐다.

뭔가 이상하다. 어떻게 하나같이 제목의 스타일이 이러한가. 매뉴얼이라도 있는 건가.

모두가 알다시피, 블로그는 수익과 연결될 수 있다.

특히 네이버는 사업 방향성 자체를 최근 쇼핑, 그리고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 여러 방향으로 선회를 했는데,

이 중 인플루언서가 핵심이 되는 것 같다. 블로그 중에서도 인플루언서라는 카테고리를 굳이 만들 정도로 여기에 주력하고 있다.

 

꼬우면 인플루언서 하든가~~~~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리뷰를 할 수도 있고, 이 리뷰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짐으로써 기업은 매출을 높일 수 있고, 블로거는 블로거 나름대로 짭짤한 수입을 얻게 된다. 부가적으로 양질의 제품이 알려지면 더욱 선순환이 되겠다만, 그렇게 일이 잘 흘러가는건 솔직히 못 봤다. SNS에서 광고하는 제품은 믿고 거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옛날 옛적~ 라떼 시절엔 파워블로거라는 이름이 있었듯 오늘날 그 자리를 인플루언서가 대체했다고 보면 되겠다.

네이버의 새로운 계급도라고 볼 수도 있다. 일반인이냐, 인플루언서냐. 네이버는 인플루언서를 택했다고 볼 수 있다. 돈이 되니까.

여기서 분명 말하지만 그게 잘못된건 아니다. 자본주의의 논리일 뿐인데... 네이버가 공익 사업가는 아니므로.

 

확실한건 취미 삼아 글 쓰는 블로거들은, 딱히 출세욕이 있어서 시작한건 아니겠지만 노출이 확실히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다.

당장만해도 아무 키워드나 넣고 검색을 해보면 광고의 향이 진하게- 나는 인플루언서들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까.

 

혹시 저 제목이 클릭을 유도하는건가? 아니면 저게 키워드 별 분류가 쉬워서 노출이 좀 더 잘 되는 것일까.

이유는 아직 모른다. 그리고 이에 관해서 의문을 갖는 사람이 있는지 별의별 방법을 동원해보았지만... 이상한 낌새는 느꼈어도

진지하게 탐구해본 사람은 아직 없는 것 같다. 

 

근데 난 이게 미치도록 거슬린다! 말도 안되는 꾸밈말에, 제목의 구조가 이렇게 동일할 수가 있나?

 

이 구조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당장 내가 제목을 짓는다면,

 

  • 끝내주던 노량진 맛집
  • 기쁨주던 합정 맛집
  • 이끌리는 파주 맛집
  • 행복했던 홍대 맛집
  • 추억주는 잠실 맛집
  • 품격있는 강남 맛집

이런 류의 제목이 되는 것이다. 모 커뮤니티의 '싱글벙글' 시리즈도 아니고...

내가 물론 검색을 잘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맛집'이라는 신뢰도 0%의 키워드를 굳이 넣지 않고 

지역명만 단순하게 넣더라도 저런 결과가 무더기로 나오는 걸 볼 수 있다. 직접 해보시는 것도 추천!

 

요즘 사람들은 단순하지 않다. 유튜브를 보더라도, 네이버 블로그를 보더라도, 그리고 어떤 커뮤니티를 보더라도 

이게 단순히 바이럴 마케팅인지, 정말 진심에서 나온 후기인지, 광고성 게시글인지, 이 정도는 분간이 간다 이 말.

 

그렇지만 저 블로그의 제목만큼은 어떤 연유에서 다 같이 ... 입이라도 맞췄나? 

아직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운영한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는, 칭찬 일색뿐인 글, 지나치게 잘 찍은 사진, 등등의... 필수 요소가 있다면 광고성 게시글 맞다.

 

물론 네이버 블로그를 그렇게 운영하는 것이 잘못된 건 아니다.

걔네도 먹고는 살아야지.

다만 검색을 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검색의 결과가 이런 것 뿐이라면 도저히 흥미를 가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 

 

고작 이런 검색 결과를 가지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네이버가 지속적으로 신뢰를 얻고 싶은 포털이 되고 싶다면,

가장 말이 많고 탈이 많은, 이런 마케팅 위주의 검색 결과가 지나치게 범람하는 일은 막지 않아야 할까 싶다. 염증이 난다.
사람들이 네이버의 검색 결과를 아예 믿지 않는 경우가 올 수도 있다면?

 

 

차라리 얘가 낫다...

 

물론 볼 사람은 보고, 나 역시 솔직히 본다.

다만 그 내용에 대해 '이거 찐이군!' 하고 감탄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듯. 

 

생각해보니 오늘 회사 점심 메뉴 고를 때 네이버 블로그 통해 찾았다가 배달 전문점이어서 민망했던 기억이 난다. 이러지 말자!